보청기를 처음 알아보다 보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떤 브랜드를 골라야 할까?” 전 세계 보청기 시장은 Sonova(포낙), WS Audiology(시그니아), Demant(오티콘), GN(리사운드), Starkey 다섯 개 그룹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5대 브랜드의 특징, 대표 제품과 가격대, 시장에서의 평가를 정리했습니다.
포낙(Phonak) — 충전식·블루투스 연결의 선구자
1947년 스위스 스태파(Stäfa)에서 설립된 포낙은 청각 솔루션 그룹 Sonova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2017년 리튬이온 충전식 보청기 오데오 B-R을 출시하며 매일 건전지를 갈아야 했던 불편을 없앴고, 2018년에는 스마트폰과 직접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세계 최초의 보청기 마블(Marvel)을 선보였습니다.
핵심 기술은 AutoSense OS입니다. 청취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음질을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조용한 곳과 소음이 많은 곳을 오갈 때 사용자가 직접 설정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대표 모델인 오데오 루미티(Audeo Lumity)는 오픈형(RIC)으로, 2026년 기준 정부 급여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최대 131만원까지 보조금이 적용됩니다.

리사운드(ReSound) — 오가닉 히어링과 최신 블루투스 기술
덴마크 GN 그룹 소속인 리사운드는 “오가닉 히어링”이라는 콘셉트로, 소리를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을 핵심 철학으로 삼습니다. 업계 최초로 Bluetooth LE 오디오와 Auracast 방송 오디오를 지원해, 최신 무선 연결 기술 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 모델 리사운드 옴니아(ReSound Omnia)는 오픈형 RIC로, 전용 앱을 통한 원격 미세조정을 지원합니다. Jabra 이어버드의 디자인 DNA를 일부 계승해 외형이 모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비교적 젊은 사용자층에서도 호응이 좋은 편입니다.

스타키(Starkey) — 헬스케어 센서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브랜드
미국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스타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 보청기 제조사입니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낙상 감지 센서, 청취 활동 추적(Brain Tracking) 등 헬스케어 기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청기에 결합했다는 점입니다.
대표 모델 제네시스 AI(Genesis AI)는 AI 기반 청각 플랫폼에 낙상 감지 센서를 더했고, 충전형 기준 업계 최장급인 51시간 배터리를 제공합니다. 다만 모델과 매장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큰 편으로 알려져 있어, 구매 전 여러 곳에서 견적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티콘(Oticon) — “브레인히어링” 철학과 세계 최초 4D 센서
1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덴마크 브랜드 오티콘은 Demant 그룹 소속으로, “브레인히어링(BrainHearing)” — 귀가 아니라 뇌가 소리를 해석한다는 관점에서 제품을 설계합니다. 대화 중 우선순위 음성을 자동으로 선별해주는 기술이 강점입니다.
대표 모델 오티콘 인텐트(Oticon Intent)는 세계 최초로 4D 모션센서를 탑재해, 사용자의 머리와 몸 움직임을 감지하여 청취 의도를 자동으로 파악합니다. 이 기술은 출시 당시 14개국에서 VR 체험 마케팅을 진행할 정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IP68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시그니아(Signia, 구 지멘스 보청기) — 145년 전통의 신뢰
시그니아는 1913년 지멘스 보청기로 출발해, 2015년 지반토스(Sivantos) 분리를 거쳐 2016년 현재의 이름으로 리브랜딩되었습니다. 즉 ‘지멘스 보청기’라는 이름으로는 더 이상 신제품이 나오지 않으며, 같은 기업의 후신 브랜드가 시그니아입니다. 현재는 WS Audiology 그룹 소속입니다.
대표 모델 퓨어 AX(Pure AX)는 자기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OVP 기술과, 이명을 완화하는 Notch Therapy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가격대는 기본형 80만원대부터 프리미엄 450만원대까지 폭넓게 형성되어 있어, 예산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부 보조금은 최대 131만원까지 적용됩니다.

브랜드를 고르기 전에 알아둘 것
다섯 브랜드 모두 정부 등록 전용 모델 구매 시 최대 131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조금은 결제자가 아니라 등록된 본인 명의의 처방·구매 여부로 결정되기 때문에, 가족이 비용을 대신 부담해도 적용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같은 청력이어도 브랜드·모델에 따라 실제로 들리는 정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맵핑(피팅)’이 얼마나 정밀하게 되어 있는가입니다. 브랜드 선택 못지않게, 신뢰할 수 있는 전문점에서 충분한 상담과 피팅 과정을 거치는 것이 청취 만족도를 좌우합니다.
